[동문소식] 동국제약, IB출신 'CFO'떠나고 '32년 믿을맨' 등용[더벨]
동국제약, IB 출신 'CFO' 떠나고 '32년 믿을맨' 등용박희재 부사장 작년 퇴임, 김홍기 재무기획 전무보 승진발탁
매출 1조원과 자회사 기업공개(IPO), 두 과업을 목표로 하는 동국제약이 재무전략 총괄 임원을 새롭게 발탁했다. 2년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직책을 만들고 증권사 IB 인력을 영입했지만 작년 말 퇴사한 데 따라 빈자리를 메우는 차원이다.
32년간 장기근속한 믿을맨을 앉혔다는 점에 주목된다. 외부역량 수혈이라는 미명 하에 외부인력을 등용했지만 결국 곳간지기로서는 충성스러운 내부 인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CFO 퇴사 후 내부인력 승진, 신사업 투자 과제
동국제약은 1일 임원인사에서 김홍기 재무기획 상무를 전무이사보로 승진발령했다. 그는 일종의 CFO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동국제약은 2021년 말 CFO라는 보직을 만들고 박희재 전 부사장을 영입했지만 작년 7월께 사임하면서 해당 자리가 공석이 됐다. 박 전 부사장은 미래에셋증권 IB 출신으로 권기범 회장과 합을 맞춰 투자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영입된 인사다.
하지만 결국 2년여만에 그와 결별하면서 외부영입보다는 내부발탁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곳간지기로는 회사 사정에 능통한 내부 인재가 맞다고 본 셈이다.
김 전무는 '재무통'으로 꼽힌다. 1967년생으로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동국제약 재경부에 입사했다. 32년간 동국제약에 몸담으며 재무 업무를 맡아왔다.
동국제약은 공식적으로 박 전 부사장이 퇴사하면서 CFO 직책은 따로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재무기획은 물론 공시 등의 책임까지 그가 맡고 있는 것으로 보아 CFO 역할을 이어받아 총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답보상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의 IPO 완주도 임무
김 전무의 승진은 최근 신사업 투자에 힘쓰고 있는 사정과 연관이 있다. 동국제약은 2022년 권 회장의 '회장'시대가 막을 올렸다. 송준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박 전 부사장 등 IB출신 인물을 두명이나 영입하는 등 인재영입 및 인적쇄신에 공을 들였다.
사세확장은 물론 획기적인 체질개선을 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동국제약은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OTC(일반의약품) 외에도 헬스케어, 해외사업, ETC(전문의약품) 중심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사업부에 힘을 준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등 3개 영역이다. 지난해 관련 매출로 2331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17.7%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매출 대비 31.9% 기여도다.
매출외형을 늘리고 신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 총괄의 역량은 중요해졌다. 투자 유치를 비롯한 자금 조달과 지분 투자, M&A(인수합병) 등 경영 전반에 관여한다.
3년 전부터 추진한 동국생명과학의 IPO 과제도 김 전무가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생명과학은 작년 말 기준 동국제약이 지분 56.11%를 소유 중인 자회사다. 2021년 4월 공식적인 상장 추진을 밝히고 2023년 내 상장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불발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외 진단사업 등을 진행 중"이라며 "IPO는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